일본 토요타 공장 9일까지 셧다운!! 조작스캔들

세계 1위 자동차 기업 토요타가 일주일 넘게 일본 공장을 중단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디젤 엔진 데이터 조작의 후폭풍이 거셉니다. NHK는 5일(현지시간) “오늘로 예정됐던 토요타 조립 공장 가동 중단이 이달 9일까지 연장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일본 언론은 토요타에 부품을 공급하는 일부 회사들을 인용해 공장 중단이 3월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습니다. 생산 라인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대규모 손실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하이브리드를 앞세워 지난 4년간 세계 1위 자리를 지킨 토요타의 명성에도 금이 가고 있습니다.

 

문제의 발단은 토요타자동직기가 생산하는 디젤 엔진 3종에 대한 출하 정지 명령이었습니다. 앞서 일본 국토교통성은 지난달 29일 엔진 출력 시험 데이터를 조작한 디젤 엔진 3종에 대해 공장 출하 금지를 발표했습니다. 현재 가동이 멈춘 공장은 아이치현 후지마츠 공장 등 4개 공장, 6개 생산 라인입니다. 이 여파로, 폭발적인 인기에 대기 기간만 3년이 넘는 토요타 랜드크루저의 생산도 중단됐습니다.

토요타자동차 도요다 아키오 회장이 지난 1월 30일 나고야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룹사의 연이은 품질 인증 부정 문제에 대해 고개숙여 사과했습니다.

 

토요타자동차의 도요다 아키오 회장이 지난달 30일 나고야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룹사의 잇단 품질 인증 부정 문제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아키오 회장은 "제조를 통해 사회에 공헌한다는 창업의 원점을 잊고 있었다"고 반성했습다. 사건이 알려지자 경영 일선을 떠난 도요타 아키오 회장이 직접 등판했습니다. 그는 지난달 30일 머리를 숙이며 “그룹 내 각 회사가 제조를 통해 사회에 공헌한다는 창업의 원점을 잊고 있었다”라고 반성했습니다. 아키오 회장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머리를 숙인 건 2010년 가속페달 결함으로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사과문을 발표한 지 14년 만입니다.  

 

토요타 리콜 등 대규모 손실 불가피, 일전의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때는 약 10조원의 손실 발생했었음.

토요타 그룹의 데이터 조작 사건은 올해가 처음이 아닙니다. 앞서 2022년에는 상용차를 생산하는 히노자동차가 배출 가스와 연비 조작으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지난해에는 소형차를 만드는 다이하츠가 충돌 안전 테스트를 거치지 않고 정부 승인을 받아 문제가 되었습니다. 올해 문제가 불거진 토요타자동직기까지 2022년부터 서류와 장비를 조작하는 사건이 매년 반복되고 있었습니다.다. 위험을 알리는 신호가 반복됐는데도 내부 단속에 실패한 것이죠.   

더구나 자동차 업계는 2015년 독일 폭스바겐의 ‘디젤 게이트’로 큰 홍역을 치렀습니다. 소프트웨어 조작으로 실험실 배기가스 배출 등급을 낮춘 폭스바겐의 비윤리성에 전 세계가 경악했죠. 그런데도 세계 1위 자동차 기업 토요타가 내부 자정에 잇따라 실패한 건 뼈아픈 상황입니다. 

 토요타의 위기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공장 가동 중단에 이어 대규모 리콜이 기다리고 있죠. ‘조 단위’ 손실이 예상되고 있으며,  폭스바겐은 디젤 게이트 이후 1070만대에 이르는 리콜 비용으로 10조원 이상을 지출해야 했습니다.

토요타식 효율 경영이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음. 

일본 자동차 업계에선 토요타 엔진 게이트를 놓고 원인 분석이 한창입니다. 일본 언론은 토요타 특유의 상명하복식 문화를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토요타 부품 자회사에 근무했던 한 자동차 전문가는 “모기업인 토요타자동차는 말 그대로 신(神)”이라며 “까다로운 개발 조건을 요구해도 맞춰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NHK는 “토요타자동직기가 토요타가 요구하는 엔진만을 제작하다 보니 2003년 이후 상용차 엔진에 본격적으로 도입된 배출 가스 규제에 대처하기 힘들었다”며 “(자동차 부품) 개발 현장을 무시하고 토요타가 결과물에만 집착했던 게 이번 사건의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비용 절감과 납기에 엄격한 토요타식 효율 경영도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요미우리 신문은 “과도한 압박과 현장에 모든 걸 맡기는 관행이 일련의 부정 사건으로 이어졌다”며 “다이하츠와 히노자동차 사건 역시 같은 구조”라고 지적했습니다. 

 

자동차 업계에선 ‘하이브리드 원조’ 토요타의 조작 게이트로 내연기관의 종말이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은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경쟁사에는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일본 자동차 산업에 밝은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조작 사건이 1년 단위로 드러나고 있다는 건 그런 관행이 만연했다는 의미”라며 “토요타의 전동화 전환이 늦어지고 하이브리드차에 주력한 것도 회장 한 사람만 바라보는 구조 때문”이라고 봤습니다. 이어 “하이브리드차의 인기는 길게 잡으면 3년 정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토요타에는 올해가 중요한 1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조작 사건이 국내 소비자에 미칠 직접적인 영향은 미미합니다. 데이터 조작과 관련된 국내 판매 차종이 없기때문입니다.